* 본 글은 매일경제에 게재된 기사의 일부입니다.
방황하는 청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바람>으로 폭넓은 팬층을 확보한 이성한 감독이 또 다른 성장 영화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로 관객들을 찾을 예정이다.
오는 11월 21일 개봉을 앞둔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는 일본에서 38만 부 이상 판매된 미즈타니 오사무의 에세이 《얘들아 너희가 나쁜 게 아니야》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원작은 일본에서 다큐멘터리, 드라마로까지 제작됐을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출간 2개월 만에 베스트셀러 자리를 석권해 지금까지도 '교사들의 추천도서'로 불리는 스테디셀러다.
이 감독은 작품을 영화화하기로 결정한 후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말했다. 에세이를 시나리오로 각색하는 과정, <바람>의 흥행 이후 작품 활동에서의 두각을 보이지 못해 슬럼프를 겪었던 탓에 진행이 더뎌 공개되기까지 무려 7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미즈타니 오사무 선생을 직접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눈 끝에 완성된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는 원작과는 다른 매력을 갖추고 있다. 원작자가 이 감독에게 바랐던 점은 '선생을 영웅시하지 말 것'과 '아이들의 이야기에 집중할 것'이었다.
영화는 이 점을 충분히 잘 반영해냈다. 선생 민재의 시선과 내레이션이 주된 메시지를 전하기는 하지만, 지근, 용주, 현정, 수연 네 아이들의 에피소드를 충실하게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에게 소외된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상황과 심정을 전달하는 데 힘을 실었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아이들 뿐만 아니라 선생 역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아픈 과거사를 안고 있는 민재는 소외된 아이들을 통해 자가복권과 치유를 해나가고 있다.
생각보다 가난과 폭력, 소외에 시달리는 아이들은 많다. 더 슬픈 현실은, 이 아이들이 자신의 속사정을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족과 친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홀로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것이다. 그 고통을 이겨내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아이들이 많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렇다면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아이들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갖자는 것이다. 대화가 줄었거나 웃음이 사라진 아이들에게 먼저 대화의 손길을 건넨다면 최악의 상황에까지 봉착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는 비단 어른의 아이에 대한 관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 감독은 자신이 불면과 자책으로 시간을 보냈던 시기에 《얘들아 너희가 나쁜 게 아니야》를 읽고 위로 받았듯 세상 모든 이들은 타인의 관심으로 인해 치유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에게는 저마다의 고충이 있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도 털어놓지 못할 고민들이 있다. 또한 '나쁜' 경험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회복되고 개선될 수 있다.
이렇듯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는 좀 더 나은 세상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담은 영화다. 관심의 위력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실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졌기에 더 큰 감동으로 다가설 것이다.
출연 : 김재철, 윤찬영, 손상연, 김민주
기사 게재 : 2019.11.18 매일경제
글 디지털마케터 최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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