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마이데일리에 게재된 기사의 일부입니다.
[정유이의 영화수필]
“우리 집에 갈래?” 공원 그네에 앉아 비를 맞으며 책을 보던 열 살짜리 소녀 사라사에게, 열아홉 살 대학생 후미가 우산을 씌워주며 말한다.
키 큰 청년을 올려다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사라사, 후미의 손을 잡고 따라가는 뒷모습을 보며 나와 같은 관객들은 촉을 발동시키며 불안을 감지할 것이다. 영화를 많이 봐서 아니, 현실의 축적된 경험으로 영화의 반쯤 되는 줄거리에 이미 도달해있다.
사라사는 이모 집에 살며 밤마다 사촌에게 끔찍한 고통을 당하며 지옥 같은 삶을 살다가, 후미의 집에서 아이다운 모습을 찾고 휴식 같은 두 달을 보낸다.
후미 또한 사라사의 자유로움과 순수함을 보며, 그를 둘러싼 대기의 색깔마저 달라진 듯 보인다. 뉴스에는 사라사의 실종 소식이 나오지만 사라사는 후미 곁을 떠나지 않는다.
게재 / 2023.01.28 09:09
작성 / 마이데일리 정유이,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전문위원 겸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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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 / 2023.01.28 09:09
작성 / 마이데일리 정유이,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전문위원 겸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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